좌우명이 ‘우보천리(牛步千里·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뜻)’라고 했다. 성과가 안 나온다며 동료 연구자들이 하나둘 떠난 ‘유행 지난’ 연구 주제에 20년 넘게 매달렸다. 연구비조차 타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포기하지 않았다. 시행착오를 겪고 또 겪은 결과는 컸다. 123년 동안이나 바뀌지 않던 X선 기술을 근본부터 흔들 수 있는 효율 좋고 완성도 높은 신기술 개발에 마침내 성공했다.
이철진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의 이야기다. 이 교수는 컴퓨터단층촬영(CT) 등 의료와 보안, 비파괴 검사 등에 널리 쓰이는 X선 장비의 핵심 부품인 ‘X선 튜브’를 대체할 차세대 X선 튜브(그래핀-탄소나노튜브 기반 냉음극 X선 튜브)를 21년간의 외길 연구 끝에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. X선 튜브는 X선을 직접 발생시키는 핵심 부품으로, 1개의 가격이 최대 수천만 원에 이른다. 이 부품을 핵심 장비로 사용한 의료기기 중에는 대당 가격이 수십억 원을 넘는 것도 있다. 하지만 X선 튜브 분야는 미국과 일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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